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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세계여행

[캐나다] 퀘벡 시티

by 마미베이 2015. 7. 5.














7개의 F 가 뭘까요.....What the F!!!




몬트리올에서 두 시간 반 걸려 퀘벡 시티의 호텔에 도착했다. 올드 퀘벡 성 밖에 위치한 베스트 웨스턴 호텔이었다. 성 안에 호텔을 잡았다가 수영장도 있고, 퀸베드 두 개인 방도 선택할 수 있는 너무 좋은 딜에 혹해서 성 바깥쪽 Best Western로 바꾸었다. 발렛 파킹 주차비가 하룻밤에 24불이었다. 근처에 퍼블릭 파킹이 저렴하고 많았는데 비도 오고 네비도 안되는 관계로 그냥 주차를 하였다. 몬트리올에서 이틀을 꼬박 걸어다녔던 피로도 몰려오고 해서 직원이 추천해준 호텔 근처에 있는 뒷길을 조금 둘러보고 유로(Gyro)를 사들고 들어와서 호텔 수영장과 자쿠지에서 놀고 저녁으로 라면을 유로와 함께 먹었다. 여행 중 라면은 심신의 피로를 풀어주는 천상의 맛이라고나 할까.


다음 날 아침, 호텔 직원에게 받은 퀘백 지도를 들고 올드 퀘벡 성 안까지 걸어갔다. 호텔에서 15분 정도 걸으면 되서 괜찮았는데, 밤에 걸어오긴 그래서 야경을 못보는 게 아쉬웠다.  호텔 풀장을 포기하고 성 안에 묵을껄...아쉽지만 또 오면 되지 뭐~~ㅎㅎ

가는 길에 지났던 다리 밑 벽화. 퀘벡의 벽화가 멋지다더니 그냥 예술이다.




퀘벡에는 벽화 볼거리가 꽤 많았는데

성 안의 로얄광장 한쪽에 있는 이 벽화는

시대별, 계절별로 실제 퀘벡 사람을 모델로 그렸다고한다.



아래 그림은 도깨비로 워낙 유명한 거리인 쁘띠 샹플랑 거리 끝에 있는데 건물 안이 들여다보이는 느낌, 명화가 따로 없다.

앞에 서 있는 세 분은 저녁때가 되니 호롱불 같은 걸 들고 돌아다니는데 나중에 보니 가이드를 해주고 있었다. 아마도 쁘띠 샹플랑 거리를 중심으로 마을에서 고용한 가이드가 아닐까 싶다.






예쁜 돌길을 따라 언덕을 올라가다가 Casse-Crepe Breton ( 1136 Rue St-Jean, Quebec City ) 식당에서 아침으로 크레페를 먹었다.

식사용 크레페는 안에 채소나 토마토 같은 걸 선택해서 먹는 것이고 디저트 크레페는 아이스크림이나 과일을 선택해서 먹는 것이다. 아침으로 먹기엔 식사용 크레페가 훨씬 나았다. 오믈릿에서 겉에 감싼 달걀 대신 크레페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식당은 겉에 감싼 크레페가 너무 질긴 것 외에는 괜찮았고, 무엇보다도 근처에 아침을 먹을만한 식당이 여기밖에 없었던 것도 같다. 참고로 yelp 점수는 그닥 안좋다. 관광객이 대부분인 것 같았는데 눈에 띄는 할머니 세 분이 있었다. 커다란 캐논 DSLR 카메라를 들고 크레페 만드는 걸 열심히 찍어댄다. 나도 남편 카메라로 합세해서 네 명이 커다란 카메라로 찰칵거리니 직원이 살짝 긴장한 듯 하다. 할머니들의 카메라 끈이 어깨 양쪽으로 메는 거라 무게가 분산되고 안정감 있어 보여서 어디서 샀냐고 물어보니 어디라고....(모르는 가게여서 바로 까먹음) 알려주시고 자기들은 셋이서 뉴욕에서 여행왔다고 하신다. 노년의 DSLR 카메라를 든 여행이라, 무겁지 않으려나, 하지만 카메라와의 여행은 작은 거라도 찍기 위해 능동적으로 여행을 즐기게 되니 무척이나 보기 좋다.


아침 식사 후 또 다시 언덕을 올라 퀘벡 노트르담 성당에도 들어갔다가 또 언덕을 걸어 올라가니 드디어 올드 퀘벡에서 가장 유명한 샤토 프론티낙 호텔. 생각보다 멀지 않고 힘들지는 않았다. 비가 쏟아져서 우비 입고 벗고 조금 귀찮았을 뿐.






샤토 프론티낙 호텔은 올드 퀘벡의 가장 대표적인 볼거리이다. 페어몬트 계열 호텔로 캐나다 밴프, 레이크 루이즈, 빅토리아, 캘거리, 퀘벡시티 등에 구리 지붕의 눈에 띄는 외관을 자랑하는 호텔이다. 메인 타워의 지붕은 2011년에 새로 갈아서 구리색이 그대로 있고, 아래쪽은 변색되어 초록색이라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 또 윗쪽이 초록색이 되고 아래는 새로 갈아서 구리색이 될 것이다. 기념품 자석의 지붕이 다 초록색인데 실제는 달라서 우리 눈이 잘못됐나하고 궁금해서 찾아보았다. 자유의 여신상이 처음에 구리색이었다가 점점 변색되어 지금 초록색이 된 거와 같은 것이다. 이 지붕이 얼마나 비싸냐면 저 높은 타워의 지붕만 교체하는데 750만 달러( 75억원)이 들었다고 한다. 호텔 로비는 당연히 화려하므로 잠시 들어가서 구경해볼만했다. 하룻밤에 400불, 성수기에는 천불이 넘어서 묵을 엄두는 못냈다.




샤토 프론티낙 호텔 바로 아래에 올드 퀘벡에서 가장 예쁜 프랑스풍 거리가 있다. Rue Du Petit-Champlain 쁘띠 샹플랑.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서 죽 이어지는 이 거리는 설명이 필요 없이 그냥 예쁘다. 구글에 찾아보니 봄엔 꽃으로, 할로윈에는 장식으로, 겨울엔 눈 속의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아기자기하다. 우리도 이 거리를 몇 번을 왔다갔다하면서 놀았다. 이 거리와 통해 있는 로얄 광장(Place Royale)쪽으로 가면 앉아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데, 오전엔 비가 와서 둘러만 보고 오후에 다시 찾았을 때 이 곳에 앉아서 에스프레소와 라테를 시켜서 마카롱과 함께 먹었다. 아침에는 초등학생들이 스쿨 트립으로 많이 왔는데 오후가 되니 큰 아이들이 단체로 많이 찾는 것 같았다. 한국 단체 관광도 이 곳을 지나갔다.






점심을 먹은 곳은 쁘띠 샹플랑 거리의 중간에 있는 토끼 요리 식당인 Le Lapin Saute, 이 식당은 이 곳을 다녀간 모든 사람이 추천하는 식당으로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명물인 것 같다. 퀘벡에서는 드물게 서비스도 좋고 음식도 맛있었다. 런치 메뉴가 좀 저렴한데 매일 음식이 달라지는 것 같고 우리가 먹은 건 "TWO IS BETTER THAN ONE" 이라는 2인분 메뉴였다. 여기에는 토끼 다리 하나, 오리 다리 하나 등 샐러드와 오리 푸아그라가 포함되어 있다. 토끼 다리와 오리 다리가 맛있긴 한데 한국은 그 유명한 토종닭이나 유황오리집 같은 데 가면 한 마리 통째로 올려 주고 죽 끓여주고 뭐 이런 멋진 음식이 있는 나라이다보니 감질이 좀 났다. 양이 적지만 샐러드와 느끼한 푸아그라를 버무려 먹으면서 다른 음식 문화를 체험하는 비싼 경험(?)을 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여행 중 주차 티켓 빼고 가장 비싼 경험이었음....비용이 부담되면 런치 코스라도 먹고 오는 즐거움을 누리길.




시타델(Citadelle)을 가기 위해 다시 샤토 프론티낙 호텔로 올라갔다.  이번엔 걷지 않고 쁘띠 샹플랑 거리의 계단 바로 밑 오른쪽에 있는 선물가게로 들어가면 타고 올라갈 수 있는 것이 있다. 눈에 잘 띄지 않는데 올라가는 케이블카를 보면 알 수 있다. 인당 3불 정도였던 것 같은데 케이블 기차? 같은 이걸 타고 20초 정도만 올라가면 꼭대기 호텔이다. 올라가면서 정면에 보이는 바다와 쁘띠 샹플랑 거리를 감상해주면 된다. 재빠르게..




이 조그만 선물가게에서 STOP 이라는 의미의 불어인 "Arret(아헤)"라고 써있는 QUEBEC 스쿨 버스를 기념 장난감으로 샀다.  한국엔 없지만 많은 나라에서 사용하는 무조건 서야하는 STOP 사인은 프랑스조차도 영어 단어인 STOP으로 사용하는데 유일하게 퀘벡주에서만 ARRET(아헤) 라는 불어를 사용한다고 한다. 퀘벡의 불어에 대한 '지나친' 자부심의 한 모습이다.


샤토 프론티낙 호텔 뒤쪽으로 걸어가니 시타델 입구가 나온다. 막상 가보니 입장 티켓이 군인들이 설명해주는 것과 그냥 구경하는 티켓이 있다고 하는데 다 한 시간 이상이 걸린다고 해서 그냥 나왔다.




시타델 근처에 있는 시청 건물은 건물 전체에 동상을 이용한 장식이 독특했다. 입구를 지키는 분이 왼쪽 끝으로 들어가면 내부 투어를 할 수 있다고 한다. 막상 가보니 다음 투어는 한 시간 뒤이다. 내부 투어도 재미는 있을 것 같지만 굳이 기다려서 할 생각이 없어서 그냥 나왔다.


갑작스레 남편이 성안나 성당(Basilique Saint-Anne-de-Beaupre)을 구경가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해서 급히 차를 가지러 호텔로 걸어왔다. 성당이 몇시에 문닫는지 모르니까 얼른 검색해서 문닫는 시간을 찾아보니 1시간 정도 남은데다 호텔에서 30분 거리, 그럼 가보자고 바로 출발했다.




성 안나 성당은 성모 마리아를 경배하는 퀘벡의 다른 대부분의 성당과는 달리 성모 마리아의 어머니인 성녀 안나를 경배하는 성당이라고 한다. 문닫기 30분 전에 도착해서 길 옆에 주차하고 안에 들어가보니 이건 뭐....너무 화려하고 너무 커서 말이 안나올 지경이다.









솔직한 비교를 하자면 몬트리올의 노트르담 대성당을 보고는 경외감이 들어서 종교생활을 해도 참 멋지겠다는 감동을 받은 반면 이 성당은 너무 커서 종교의 욕심이 하늘까지 닿고 싶은 게 아닌가 하나는 부담스러움을 느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곳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인상적이어서 보러갈만하였다. 퀘벡시티에 왔다면 그냥 한번 보고 가는 게 좋을 것 같은 곳이다.  돌아오는 길에 길 안쪽으로 몽모렌시 폭포가 있는데 가볼까 했지만 그닥 흥미가 없어서 성안나 성당만 보고 돌아왔다.



대신 남편이 쁘띠 상플랑 거리를 또 가보고 싶다고 해서 다시 찾았다. 쁘띠 샹플랑으로 내려가는 계단 근처에 거리 주차를 하고 (신용카드로 지불 가능) 올드 퀘벡 거리를 다시 즐겼다. 호텔을 여기에 잡았으면 어두울때까지 놀다가 걸어 들어갈 수 있을텐데 또 성 밖에 잡은 숙소 탓... 그래도 다시 찾은 덕분에 뿌틴도 사먹고 커피도 마시고 여유로운 저녁시간을 보냈다.



이 까페 위치에서 왼쪽 골목 끝에 가면 사계절 벽화를 볼 수 있다.




Queues De Castor에서 먹은 뿌띤은 패스트 푸드 같았는데 맛있었고, 함께 먹은 프라이드 도우에 누텔라 바르고 바나나 얹은 것도 무지 맛있었다. 퀘벡에 다녀온 후로 뿌띤을 만들어 먹고 있는데 냉동 프렌치 프라이드 사다가 오븐에 녹이고, 모짜렐라 치즈 얹고 그레이비 소스 가루 사다 끓여서 소시지도 넣고 해서 먹는다. 나는 좀 느끼하지만 남편은 감동을 하며 먹는다.


돌아오는 국경에서는 앞에 차가 고작 몇대 있었는데 입국하는데 30분이나 걸렸다. 갈때와 마찬가지로 차에서 내릴 필요는 없었고 유리창만 내리고 몇가지 물어본 후 가져온 음식 같은 거 있냐고 물어보길래 없다고 했더니 트렁크 열어보라고 하고 짐가방까지 스윽 열어보았다. 마침 그 가방에 가져갔던 컵라면 남은 거 있었는데...귀신같이 찾아내서 열어보다니. 아무 얘기는 없었다. 어차피 미국에서 가져간 것이기도 했고.



<퀘벡 정리>


크레페 식당 Casse-Crepe Breton ->노트르담 성당->샤토 프론티낙 호텔(로비도 찾아서 구경) ->쁘띠 샹플랑 거리(끝에 벽화) 구경 후 점심 식사 라핀 소테 http://www.lapinsaute.com -> 로얄 광장(근처의 가장 큰 사계절 벽화도 구경)->시타델 겉만 구경하고->시청사 건물

->(차로 30분 북쪽) 성 안나 성당 구경 

->다시 쁘띠 샹플랑 거리의 저녁 시간 구경->뿌띤(Queues de Castor)->로얄광장 커피



***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캐나다 편 기욤네 집 퀘벡,

이들이 묵었던 호텔 로비가 잠깐 나왔는데 바로 우리가 묵은 베스트웨스턴, 게다가 한 일주일 정도 차이로 촬영을 한 것 같다.

마주쳤으면 얼마나 재밌었을까...

내 친구의 집 시리즈를 볼 때마다, 멀리 사는 아들과 헤어질때 눈물 흘리는 엄마들의 모습이 늘 와닿는다.

내가 그 아들의 심정이 되기도 하고 엄마의 심정이 되기도 한다.

그냥 살때는 전화 통화나 화상 통화로 얘기하니까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는데

막상 만나러 가서 짧은 만남을 하고, 또 돌아와서 일주일 정도는 그야말로 가슴이 아프고 뜨거운 눈물이 그냥 흐른다.

그게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인 것 같다.

자식이 어렸을 때 함께하고, 떠나가고, 다시 외로운 인생이 되고...

인생이란 게 짧은 듯 길어서, 매일 아침 눈 뜰때 외롭지 않게 뜰 수 있다면 그게 참 감사한 일인 것 같다.



***

퀘벡이 나온 드라마 도깨비를 인상깊게 봐서 OST 들을때마다 이 곳이 생각난다.

멋진 화면때문인지 그곳에 가면 도깨비 공유가 있을 것 같아서인지 다시 찾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