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Old Faithful inn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바로 Mammoth Village로 올라가는 직선 길을 이용하면 되는데
성수기인 여름이 지나자 그 도로를 보수한다고 폐쇄를 했습니다.
그래서 돌아 돌아 Canyon Village를 지나 타워 루즈벨트 지역을 거쳐산을 넘어 매머드 쪽으로 향한 겁니다.
길이 좁고 산길이라서 운전하기는 정말 힘들었는데
보이는 뷰는 숨이 막힐 정도로 환상적이었습니다.
길을 돌아가게 된 상황에 대해 불평할 시간도 없을만큼 나타나는 풍경이 아름다웠습니다.
너무 멋있어서 차에서 사진을 엄청나게 찍었습니다.
좁고 꼬불꼬불한 산길을 운전하느라 이 풍경을 보지 못하는 남편에게 미안해서 사진으로 보여주고 싶기도 했구요.
가면서 사진을 엄청 찍었고, 오다가 곰도 발견해서 이날 풍경에 감동한 저는 사진을 무지하게 많이 찍었는데
저녁에 남편이 보더니, 메모리 카드가 맛이 가서 이날 찍은 사진을 다 날렸다는 겁니다.
그날밤 메모리 카드에 열받은 남편은 잠을 못 이루고,
이날의 풍경을 남편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저도 잠을 못이루고.....
여행이 끝난 후 집에와서 어찌 어찌 인식이 되어서 찍은 사진을 살렸는데
이 아름다운 풍경이 너무 광활해서 사진으로 담을 수 없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눈으로 봤던 멋진 풍경만 느낌으로 남게 된겁니다.
타워 루즈벨트쪽에서 매머드 핫스프링 가는 길,
지층이 저렇게 드러나 있습니다.
시대별로 다르게 형성되었겠지요.
실제로 보면 훨씬 웅장합니다.
매머드 핫스프링, 보일링 리버를 구경하고 나서
라마 밸리를 드라이브했습니다.
꽤 긴 코스이고, 이 길에서 동물을 많이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위 지도에서 보면 Tower Junction에서 오른쪽 별표까지로 이어지는 길입니다.
풍경이 정말 멋있습니다.
라마 리버를 따라 노랗게 단풍이 들어있습니다.
중간 중간에 이렇게 서 있는 사람들은
고성능 망원경을 카메라에 붙여서 설치해두고
강가에서 자고 있는 늑대를 보는 사람들입니다.
무전기까지 동원해서 회색 늑대, 빨간 늑대가 어느 방향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지 정보를 공유하고
저같은 관광객이 호기심에 다가오면
고성능 장비를 뽐내면서 늑대에게 맞춰서 보여줍니다.
아...
그런데,
왜 망원경으로까지 늑대를 보려고 하는 걸까요.
그냥 티비로 보는 게 나을 것 같은데...
아마도 이분들은 옐로우 스톤에 매년 와서 더 이상 할 게 없어서
장비를 자랑하며 늑대를 찾아다니며 시간을 보내는 게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이 날 숙소로 가는 길에 운좋게도 곰을 봤습니다.
보통 길가에 차가 많이 서 있다면 일단 같이 세워서 보라는 원칙이 있기에
차를 대충 세우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봤더니 블랙 베어라는 겁니다.
그래서 후다닥 내려서 막 뛰어가봤더니
물을 먹고 절벽을 올라가는 갈색 곰!
얼마나 힘이 세고 빠른지 절벽을 순식간에 올라가길래
아이에게 보여주려고 우리 차로 마구 뛰어갔더니
레인저가 지나가다가, 저 차냐고? 얼른 빼라고 조심스레 얘기하십니다.
너무 급한 마음에 도로쪽으로 차가 많이 나와있었던 것...너무 미안하다고 하고 갔는데
그 사이 이 곰이 순식간에 콩콩 뛰면서 숲으로 사라지는 걸
아이도 같이 봤지 뭡니까,
아이까지 곰을 봤으니 더 바랄 게 없어서 기쁜 마음으로 얼른 다시 차를 출발했습니다.
사진으로 보아 어깨에 Hump가 없는 것이 그리즐리 베어가 아닌 것 같긴 한데
새끼곰이어서 그런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블랙 베어와 달리
그리즐리 베어는 혹시라도 마주쳤다면
난 죽었다고 생각하면 되는 가장 포악하고 힘센 곰입니다.
네, 우리는 저 강 건너 엄청 멀리 있는걸 본겁니다.
사진은 최대한 당겨서 찍은 후 확대한 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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