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에 구매해서 지금까지 신고 있는 닥터마틴의 검은색 부츠가 하나 있다. 아마 내가 신었던 신발중에서 결혼할때 샀던 구두를 제외하고, 가장 오래 가지고 있는 신발인거 같다.
내가 이 부츠를 좋아하는것도 이유지만, 동시에 신발이 지나치게 튼튼하기 때문이다.
이 부츠는 닥터마틴의 8홀 1460 모델중에서 TECTUFF 라는 소재로 만든 모델. 외형상으로 보기에는 컨버스 소재처럼 보이는데, 사실은 가공처리한 가죽 (혹은 인조가죽?)이라고 한다. 실제로 신어보면, 마치 무슨 군화를 신은것처럼 딱딱한 느낌이 발을 불편하게 만든다. 소재가 얼마나 튼튼한지 몇년째 신어도 조금도 길이 들여지지 않는다. 통풍도 전혀 안되서 발에 땀도 많이 차고...
게다가 무게도 무겁고 밑창도 단단해서 하루종일 신고 다니면 발의 여기저기가 까져버리는 신발이다.
닥터마틴 웹사이트에서 더 이상 TECTUFF 소재의 신발이 안보이는 것을 보면, 아마도 신발에 사용하기에 적절한 소재는 아닌듯.
이렇게 단점이 많은 신발이지만, 5년째 계속 신고 있는 이유는, 오염도 거의 안되고 깨끗해 보이는 신발을 버리기도 아깝거니와, 이 신발의 디자인이 무척 맘에 들어서 여전히 겨울마다 잘 신고 있다.
근데, 아마 5년을 더 신어도 여전히 깨끗한 새 부츠같은 상태를 유지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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