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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알토 일상

서머 캠프 팔로 알토 풋힐 파크

by 마미베이 2021. 6. 24.

6월, 여름 방학을 하자마자

아이는 2주짜리 서머캠프를 했습니다.

1년 반을 학교를 안가고 집에서 온라인으로 수업을 들었기 때문에

또래 구경을 못한 아이에게 동갑내기들을 만날 좋은 기회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주제는 없고 그냥 노는 캠프입니다.

산에서 하는 캠프이고,

코비드로 모든 건물이 문을 닫아서 그나마도 하나 있는 건물도 못 들어가고 밖에서 내내 보내는 것인데

첫주는 내내 90도가 넘는 더운 날씨에 간단한 트레일까지 했습니다.

아이는 매일 물을 큰 통을 다 마시고

흙투성이 옷과 신발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흙이 잔뜩 뭍은 운동화와 청바지 엉덩이.

그러더니 어느 날은 넘어져서 양쪽 무릎과 팔이 까져서 오기도 했고요.

엄마로서는 아이가 아이답게 놀며 보냈단 생각에 내심 보기 좋았습니다.

 

두번째 주 수요일에는 장작 6시간동안 8마일 하이킹을 했습니다.

힘든 하이킹이어서 안갈 사람은 남아도 된다고 자긴 안하겠다는 걸,

그런 고생은 돈내고 하는거다 싶어 설득에 설득을 거듭해

스크린타임 4시간으로 합의를 봤습니다.

 

애플에서 나온 위치 찾는 태그로 어디 있는지 지켜봤습니다.

아이가 있는 곳은 라면 아이콘, 

라면을 제일 좋아해서 라면 태그로 마크했습니다.

 

정말 엄청 멀리까지 걸어서 돌아오는데 오후 네시에는 돌아올 수 있는 건지 궁금했습니다.

물 두 통과 도시락이 든 가방까지 메고 8마일 산길을 거의 뛰다시피 해서 하이킹을 했다고 하네요.

자기 인생에 그렇게 힘든 순간은 없었을 겁니다.

넘어지는 아이도 있었다고.

그래서 스크린타임을 열 시간은 받아야할 정도로 힘들었다고 우겼습니다.

다녀온 신발을 빨았더니 빨아도 빨아도 먼지물이 계속 나오더라구요.

발가락 사이에 먼지가 그득하고

마스크 옷도 모두 먼지투성이.

 

장하다, 그 먼 거리를 그래도 잘 해내다니.

결국 한 시간만 더 더해서 5시간 스크린타임을 주겠다고 했더니

underpaid라고 투덜 투덜.

저녁으로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진라면 끓여줬습니다.

코비드 기간 일년 반동안

아이는 아기티를 다 벗고

어느 새 어른이 되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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