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크루즈 라인 버스를 타고 포트 카나바랄에 도착하면 보이는 Disney Cruise Fantasy 호.
디즈니 크루즈 라인이라는 회사는 네 개의 배를 가지고 있습니다.
Disney Magic, Disney Wonder는 1998년, 1999년에 각각 만들어졌고, 2400명 승객을 태우는 규모로
유럽, 벤쿠버, 알라스카, 캐리비안 등 전 세계 곳곳을 다닙니다.
Disney Dream는 2011년 만들어졌고, 4,000명 승객을 태우는 규모로 3,4,5박짜리 버하마쪽을 다니고,
Disney Fantasy는 2012년 제조되어 역시 4,000명 승객을 태우는 규모로 7박 짜리 캐리비안 해를 다닙니다.
디즈니 드림과 디즈니 판타지는 똑같이 생긴 배 두 척인데, 인테리어가 몇가지 다르다고 합니다.
디즈니 판타지호의 앞에 붓 들고 있는 캐릭터는 "Dumbo"입니다.
디즈니 드림호는 미키가 드러 누워서, 붓에게 페인팅을 시키고 있더라구요.
포트에서 배를 타고 사흘을 달려서 영국령의 버진 아일랜드에 도착했습니다.
이틀간 멀미를 했기 때문에 잠깐이라도 땅을 밟으려고 배에서 내렸습니다.
이때 처음으로 1층 덱에 가서 밖으로 나와 배 외관을 자세히 본 겁니다.
배에서 밖으로 나올때는 무조건 방키와 ID(운전면허증이나 여권)를 챙겨서 나와야합니다.
아이는 방키만, 어른은 방키와 운전면허증.
그리고 배가 떠나는 시간은 칼같이 지키므로 꼭 그 전에 다시 배를 타야합니다.
배를 세워둔 모습인데, 커다란 배에서 밧줄을 던져서 부두에 묶어둡니다.
고작 몇개의 줄을 앞뒤로 매어서 배를 대는 겁니다.
밧줄 다섯 개를 앞뒤로 고정시켰을 뿐인데 잘 서 있습니다.
14층 높이, 125 너비, 1115 feet 길이, 1250개의 방, 4천명 승객
제가 오래 전부터 항구에 서있는 크루즈 선을 많이 봤는데
그때마다 정말 저것이 배일거라고 믿지 못했습니다.
최근까지도 저건 그냥 바다쪽으로 만들어둔 건물인가보다 했다는 거 아닙니까.
이번에 실제로 타보고서야 크루즈라는 세상이 별도로 존재한다는 걸 체감했습니다.
배 안에서도 그냥 건물이지 배라는 생각이 안들었습니다.
실내가 너무 고급스럽고 효율성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은 인테리어가 일주일 내내 비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피아노는 그랜드 피아노를 놓았고, 웬만한 호텔 저리가라 할만한 로비, 콸콸 나오는 물, 방마다 있는 욕조 등
도데체 왜 이런 건물을 만들어서
목적지에 관심도 없이 배안에서 흥청망청 놀고 다시 원위치로 돌아오는 거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바닥이 좀 흔들려서 배 맞구나 생각될 뿐이구요.
가끔 밖으로 뚫린 곳인 배의 노란색 보트 아래부분인 4층 덱에 가서 누워서 배가 가는 걸 보며 바람을 맞고 있으면
그저 인간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배에서 보는 노을은 장관입니다.
어디를 봐도 수평선인데
하늘과 맞닿은 바다, 그 모든 곳이 다 노랗게, 빨갛게, 주황색으로 물들어있습니다.
커다란 배는 물결을 남기며 유유히 나아가고
나는 온실 안의 화초처럼 먹고, 놀고, 자고,
따뜻한 날씨에 적당히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아름다워서 미칠 지경인 일몰을 감상했습니다.
배에서 가장 좋아했던 공간은
성인 전용(Adult only) 공간의 배 맨 앞입니다.
타이타닉 주인공이 된 듯 배가 나아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바람이 많이 불지만 내가 마치 미키 선장이 된 기분을 느낍니다.
(배에서 미키 캐릭터는 선장입니다.)
남편과 팔 벌리고 타이타닉 장면이라도 연출하려나 했는데
효녀 딸래미가 키즈 클럽을 즐기지 않아서
남편과 번갈아 가며 성인만 가는 공간에 잠깐씩 들를 수 있었습니다.
혼자 배 앞에서 바람을 열심히 맞았습니다.
배의 맨 뒤는 미니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면서 구경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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