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길목에
학교에서는 Spring Fling이라고 불리는 축제를 합니다.
장난감이나 기프트카드 같은 것을
반별로, 혹은 개인이 도네이션을 한 걸 바구니에 넣어 포장해서 강당에 펼쳐두고
그 앞에 놓인 바구니에 추첨번호가 씌여진 래플 티켓을 넣고 추첨해서 가지는 겁니다.
바구니는 기부로 받고 래플 티켓을 팔아서 학교 모금(펀드레이징)을 하는 겁니다.
강당에 들어서니 트램폴린 파크에서 인형이 파견와 있더라구요. 인형 이름이 '조이'예요.
우리 아이가 생일파티를 했던 곳이라 기억하고는 가서 인사도 하네요.
이제 정말 컸는지, 큰 인형 보고 도망 안가요....진짜 무서워했는데 말이죠.
아이들의 무의식 속에는 삐에로를 무서워하는 게 있잖아요.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서 무의식으로 들어가면 커다란 괴물이 있는데 그게 바로 삐에로죠. 안그래도 옆집의 세살배기와 마주쳤는데, 조이 인형이 무서워서 도망을 가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대고 우리 딸이 "B야, 괜찮아, 그냥 사람이 코스튬을 입고 있는 거야" 이렇게 얘기해주더라구요.
이젠 정말 큰 언니가 되어가요.
그리고 저녁은 학교 까페테리아에서 해결하라고 미리 신청을 받습니다.
메뉴는 핏자와 치킨 맛살라.
래플 티켓을 원하는 바구니에 다 넣고
저녁은 피자 두 조각만 후다닥 먹고 왔습니다.
아, 뭐 하나 당첨됐으면...
아이네반에서 모은 Summer Fun 바구니,
무지 큽니다.
가족 이름으로 기부한 것도 보이구요. 그런 경우는 "Lee Family" 라고 적힙니다.
아이스크림 가게부터 동네 식당, 미술 클래스 등 다양한 상품권이 있는데
그 중 각종 할인쿠폰북인 $35불 상당의 New Hampshire Fun Pass와 캠핑장 시즌권이 탐났습니다.
작년엔 동네 수영장 시즌권이 있었는데 올해는 아무리 찾아도 없더라구요. 이게 있으면 몰빵하려고 했는데 말이죠.
아이들은 물론 장난감 위주로 넣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그러다보니 래플티켓이 많아지고 아무래도 경쟁이 치열하겠죠.
저녁까지 전화기 움켜쥐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예상대로 꽝! 되겠습니다.
봄맞이 축제여서 뭐가 더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냥 바구니 앞에 돌아다니면서 복권 넣고 저녁 먹고 오는 게 다 입니다.
제가 이전에 쓴 적 있죠? 행사만 했다하면 야바위입니다.
오늘은 Easter 행사장에 다녀왔습니다.
이스터에는 아이들은 에그 헌팅을 해야지요. 이 행사는 아픈 아이를 위한 펀드레이징 행사인데 꽤 규모가 있습니다.
작년에 가봤기 때문에 올해 갈까 말까 고민중이었는데, 마침 옆집 아이가 거기서 가라테(Karate, 일명 태권도) 시범 공연을 한다고 하길래 보기도 할 겸 아침에 서둘러 갔습니다. 아침 8시 반이 개장시간이어서 9시 경 맞춰서 갔는데 주차장에 자리가 없어서 다른 곳에 대고 셔틀로 운행하는 스쿨 버스를 타고 이동을 해야할 정도였습니다. 주차를 하고 셔틀을 타는 곳은 바로 그 유명한 Segway 회사 주차장이랍니다. 우리 동네에 Segway 를 개발한 발명가 '딘 케이먼(Dean Kamen)'이 살거든요. Segway 회사도 있구요. 앞에서 보기에 그 건물이 되게 작다 했는데 주차장 뒤로 돌아갔더니 글쎄 보이는 건물의 한 이십배 정도는 되는 크기의 물류 창고아니면 공장 같은 게 있더라구요. 깜짝 놀랐습니다.
바로 이 분, 세그웨이를 타고 있는 딘 케이먼 발명가입니다.
이 분이 사는 집을 구글 맵으로 보면
집으로 들어가기까지 엄청 긴 드라이브웨이를 지나서 집 마당에 커다란 호수는 물론,
테니스장과 헬기 착륙장이 있더라구요.
그러니 당연히 집은 볼 수가 없답니다.
집이 크니 프라퍼티 택스가 높을테고, 종부세로 택스를 많이 내주시니 학교에 기여를 많이 해줄 것 같아서
감사하면서 살아야 할 듯 합니다.
안으로 들어가니 여기도 조이가 와있네요.
우리 딸은 이제 인형 중에는 조이랑만 사진 찍습니다.
입장료 인당 $10을 내고 부쓰를 한바퀴 돌았습니다.
물병이나 풍선, 크레용 같은 쓸 데 없는 선물 받아 챙긴 후, 페이스 페인팅을 했는데 한번 보세요.
장난합니까? 이걸 페이스 페인팅이라고...발바닥 골랐더니 그냥 검정색 동그라미 그려줬어요.
아마 고등학생들이 발런티어로 하는 것 같았습니다. 무료니까 뭐...
래플 바구니(또 래플?) 구경도 좀 하고, 한쪽에 입찰(bidding)하는 곳도 있는데
디즈니 월드 4인 패스가 280불 부터 비딩을 한다고 있네요.
650불 상당입니다.
이런 건 디즈니 사에 미리 연락해서 서류를 보내면 펀드레이징에 쓰라고 저렴한 금액으로 준다고 해요.
예를 들면 280불에 이 티켓을 디즈니에서 기부 하듯 팔고, 이걸 누군가가 500불에 사간다면 120불은 펀드레이징으로 들어가는 거겠죠.
옆집 아이 가라테 시범 공연을 봤는데, 역시 태권도의 절제미는 없고 미국스럽게 춤으로 승화시켜주는 센스를 발휘하네요. 신나는 음악에 맞춰서 작은 아이가 큰 아이를 때려 눕히는 호신술도 웃기게 보여주고 나름 예쁜 부채도 들었습니다.
버블 만드는 분이 오자 아이들은 마술 피리 쫒아가듯이 버블에 빠져서 뛰어 놀더라구요.
아이들 표정을 보니, 정말 아이들은 버블 가지고 홀리면 어디든 따라갈 것 같았습니다.
에그 헌팅하는 곳에 가서 달걀을 주워 담습니다. 헌팅이 아니고 그냥 주워 담는 피킹이라고 하면 됩니다.
담은 후, 나올때는 달걀을 열어서 캔디만 챙기고 통은 거기 두고 오면 됩니다. 내년에 또 써야하니까요.
바운서에서 뛰어놀다가
마술 공연이 이어져서 또 열심히 관람을 했습니다.
사실 유치하기 짝이 없는 마술쇼인데,
아이가 미친듯 좋아하고 웃어대서 같이 너무 재밌게 봤습니다.
이런 긍정 에너지는 전염되도 좋지 않겠어요?
결국 둘이 젤 재밌게 봤더니
마술사가 기분이 좋았는지(이건 제 생각입니다만..)
가장 예쁜 미소를 보여준 아이를 고르겠다면서
울 딸이 무대에 나가서 도와주는 것도 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얻어온 종이 모자..
분명 냅킨을 찢어서 들고 있었는데
이렇게 예쁜 모자로 변하는 마술이었습니다.
내일은 옆집에서 마당에 달걀 뿌려두고 에그 헌팅을 할거라고 참석해달라고 하는군요.
흠....이렇게 봄이 오고 공식적으로 바깥 놀이가 가능한 한 해가 시작되는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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