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침 감기로 허리가 나가더니, 갈비뼈까지 부러졌었기 때문에
연말에 크리스마스 파티도 못하고 지나가고
12월 마지막 날 지인들과 보내기로 했던 것도
모두 감기 몸살을 앓느라 아쉽게 취소되고
2016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Happy New Year!!
슈퍼 엘리뇨로 인해 최고로 따뜻한 날씨를 기록했다던 2015년 12월이 지나가고
막바지 딱 연말에 눈이 왔었습니다.
이번 눈은 비와 함께 내리는 바람에 바닥쪽 눈이 많이 얼었어요.
드라이브웨이도 얼어서 녹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저녁에 어디 다녀오는데 차 한대가 숲에 꼬라박혀 있더라구요.
길이 너무 멀쩡해 보이는데 얼어있는 "Black Ice"
아스팔트 길이 멀쩡해 보이는데, 살짝 투명한 얼음이 있는 상태로 가장 위험합니다.
우리 동네 길이 꼬불꼬불한데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언덕이거든요.
그런데다 제설을 그렇게 잘하지 못하거든요.
게다가 길바닥 녹으라고 소금도 잘 안뿌려요.
그래서 윈터타이어 없이는 살수가 없는데
블랙 아이스가 생긴 경우,
있는지 없는지 눈으로 안보이기 때문에 커브에서 브레이크 밟으면...이리저리 하다가 중앙선을 넘는 무서운 일이...
다행히 꼬라박힌 차는 사람도 차도 멀쩡하다고 하더라구요.
동네 엄마들 페북 통신에 의하면..
그 길에 블랙 아이스 있으니 조심하라고, 차 한대가 미끄러졌더라는 글에
"I know him.....he is my son..He is okay and just waiting triple A"이라는 댓글을 봤거든요.
triple A는 차 견인해주는 보험업체입니다.
눈이 잘 안녹기 때문에 나가서 삽들고 아이랑 같이 얼음을 좀 깨줬습니다.
이거 하고 밤에 삭신이 쑤셔서...뻗었어요.
해가 나면 며칠 더 걸리더라도 알아서 녹을텐데
시키지도 않는 짓을 왜하는지.
새해 아침에 옆집 아이가 와서 밖에서 놀자고 나갔다가
다른 집 아이들도 합류, 총 여섯명의 아이들이 이웃 마당에서 썰매를 타고 놀았습니다.
맨 끝에서는 숲에 쳐박히지 않도록 아빠들이 잡아주고
위에서는 순서대로 내려가도록 엄마들이 밀어주고.
아, 이날 놀다가 글쎄 지난 번 글에서 언급했던 기니헨즈를 발견했지 뭡니까.
추운 겨울 눈 속에서 아직까지 살아남은 검정색 기니헨즈 한 마리가 뽁뽁 거리고 와서
아이들 모두 "너 아직까지 잘 살아남았구나!"하고 진심으로 박수를 쳐줬습니다.
한참을 놀다가 옆집 아저씨가 다 같이 먹을 피자를 주문해서
사오자마자 치즈가 녹아서 줄줄 흐르는 뜨거운 피자를
차가운 바깥 공기에서 후후 불어가며 먹는데
어찌나 맛있던지
역시 피자는 사서 바로 먹어야 제 맛이라는 걸
여태까지 몰랐습니다.
옆집 아저씨가 피자를 시킨 줄 모르고
다른 집 아줌마가 또 시켜서
결국 남은 거 좀 들고 왔습니다.
똑같은 시간에
이름만 새로 붙인 2016 새해의 첫날이 이렇게 갑니다.
4시인데 해가 지고 있습니다.
케익 굽고 저녁은 떡국 먹어야겠습니다.
아이에게 떡국을 먹으면 한 살 더 먹는건데 두 그릇 먹으면 두 살 더 먹는다고 했더니
매일 떡국 두 그릇을 먹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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