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지구가 유성우 밀집 지역을 지나는 날 밤에,
이층 계단으로 올라가는 복도 끝 현관문을 열고
스톰 도어 앞에 푹신한 요기보(Yogibo)를 끌어다 놓고 누워서 동쪽 하늘을 바라본다.
남편과 함께.
살면서 본 유성 갯수 보다 오늘 밤 누워서 보는 유성이 더 많다.
우리 동네도 꽤 시골인데 불빛이 너무 밝은지 별이 선명하지 않다고,
캠핑을 갔어야 했나 하는 얘기부터
이번에 공립 고등학교 순위가 발표됐는데 어떻게 뉴햄프셔는 전국 5천여 순위 중 세 개 밖에 안들어갔을까,
대부분은 과학고등학교더라,
버지니아에 토마스 제퍼슨 하이스쿨이 1등이더라,
울 딸도 과학고를 원할지도 모르니까 5,6학년이 되면 한번 소개를 해주긴 해야하지 않겠냐,
굽고 있는 제빵기가 너무 시끄럽구나 등
사소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긴장감 없이.
그리고 나는
지구라는 버스를 타고
창 밖으로 펼쳐지는 우주의 돌 불꽃 쇼를 바라보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아름답고 낭만적인 밤을 보내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모기로부터 안전한 것이 가장 한 몫했다.
내가 조금만 젊었어도
마당에 텐트라도 쳤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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