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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햄프셔 일상

드림 하우스, 드림 카, 드림 덱

by 마미베이 2016. 7. 3.


아이들이 떠드는 내용을 잘 들어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크게 웃을 일이 많습니다.


아이가 차에서 갑자기 그럽니다.

"엄마, 내 드림 하우스 얘기 듣고 싶어? 보통 집은 아니고 Unusual 한거야"


"드림 하우스의 방 중에 하나는 수영장 풀이고, 또 하나는 쇼핑몰이야.

그리고 다른 방은 먹는 걸로 만들어져 있어. 쇼파는 치즈로 만들어져 있고, 티비는 쵸컬릿, 쿠키랑 아이스크림이 벽에 붙어 있어.

롤리팝도 있는데....음...이 방은 더우면 좀 찐득거리겠는데...

부엌의 스토브는 알아서 켜지고 요리도 해, 스토브 청소도 자동으로 해서 요리와 설겆이를 할 필요가 없어."


"이번엔 드림카 도 들어볼래?

드림카는 혼자서 알아서 운전을 해.

장애물을 뛰어넘을 수도 있고

안전벨트를 할 필요가 없이 손이 버클 역할을 해.


자동으로 앞 뒤로 가고,

음악은 버튼을 누를 필요 없이 말로 하면 켜져."


(그건 '드림'이 아니고 이미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이라네.

너의 시대에는 사람이 운전하는 게 불법이 될거야. <--엄마는 속으로만 생각함)



"또 있어,

드림 덱(Deck),

Deck으로 가는 문은 매직 슬라이딩 도어이고,(우리집 덱 문이 무거워서 열기 어려움)

Deck에 수영장이 있고,

구름이 떠있어.

배가 고파도 음식을 가지러 갈 필요가 없어, 구름에서 음식이 뚝 떨어지거든.

또 겨울에 눈이 오면 자동으로 한번에 눈을 치우는 삽이 있어."




다른 건 몰라도, 겨울에 눈오면 덱의 눈을 치우느라 삽들고 나가서 일해본 아이가 생각할 수 있는 드림이었습니다.

올 겨울부터는 덱에 눈을 치우면 용돈을 좀 줘야겠네요.

이걸 나중에 전해들은 아빠는,

마당에 잔디를 한번에 깎아주는 게 설치되어 있는 게 내 드림 하우스라고 얘기했다는..





구름 이야기를 듣다가 문득

"너 그거 어디서 본거야?"

라고 물었죠.


"어..덱에 구름에서 음식 떨어지는 거, 유투브 스킵 애드에서 봤어."


스킵 애드란, 유투브에서 광고가 나오면 5초 있다가 "Skip Ad"라는 버튼을 눌러서 이 광고를 멈출 수 있잖아요.

즉, 유투브 광고(Commercial)을 봤다는 의미입니다.


우리 집은 케이블 티비를 설치하지 않아서 브로드캐스팅 되는 티비는 안나오지만

애플 티비로 넷플릭스와 유투브를 주로 봅니다.

아이가 알아서 조작을 하며 보는데

아이가 배우는 것들은 다 넷플릭스와 유투브에서 본 것들입니다.

영어도 이걸 보면서 배웠고, 노래도 익히고, 영화도 보고 그럽니다.

가르쳐주지 않은 의외의 것을 정확하게 알고 있으면, 유투브 어느 프로그램에서 본거라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무작정, 아이들이 티비를 보는 것, 게임을 하는 것에 대해 안 좋은 시선으로 보는데

책을 보는 것이 딱히 더 나을 이유가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뭔가를 배우는 데에는 영상물과 책 모두 다 유용하며

특히 외국어나 문화를 익히는 데에는 영상물이 가장 좋은 방법일 뿐 아니라 저렴하기까지 합니다.

아이가 보고 싶은 것을 찾아보는 것을 내버려 두되, 

무슨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지, 보면 안되는 것을 단호하게 알려주고,

하루에 몇 시간을 보는지 정확한 룰을 알려주면

과외로 배우는 것보다 훨씬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더라구요.


우리집은 아이가 1학년이 된 후로 학교에서 늦게 오기 때문에 숙제가 없는 금,토,일만 티비를 볼 수 있게 했습니다.

일주일에 3일 서너시간이 넘게 보는 것 같습니다. 




같은 프로그램을 반복해서 보면서 대사도 외우고, 단어의 뜻을 물어보기도 하고,

어떤 날은 멈춤과 플레이를 계속 눌러가며 노래 가사를 다 받아적고 앉아있기도 합니다.

저 어렸을 때는 카세트 테이프를 그러고 들은 것 같은데 말입니다.


티비의 문제점은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지루한 시간을 빼앗아 간다는 것입니다.

그 전에는 아무때나 매일 봤는데, 그렇게 했더니 심심할때마다 다른 것을 가지고 놀 생각을 못하고 티비 볼 궁리만 하는 게 보이더라구요.

지루한 시간을 보내며 혼자 중얼거리기도 하고 인형놀이도 하며 아이들은 자기 머릿속을 체계화하며 되뇌이는데 

그 시간이 없이 수동적으로 티비만 보며 하루를 보내는 것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규칙을 정해줬더니 평일에는 아예 티비를 포기하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그림을 그리고 책을 봅니다. 

혹은 책을 읽어주는 오디오 파일을 듣습니다.

티비 시청에 관한 한, 아이가 규칙을 알게 하고,  

아이가 접하는 티비 프로그램과 시청 시간은 어릴 수록 모든 주도권을 엄마가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우리집은 티비 보는 걸 장려하는 편이며,

자기만의 드림 하우스, 드림 카, 드림 덱 을 떠드는 것과 같이

좋은 영상물을 보며 자신의 생각을 만들어가는 과정,

그것이 중요한 공부라고 생각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