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쿠 역에서 내려서 보니, 역 자체가 너무 컸고,
높은 백화점 같은 빌딩들이 많았고,
그래서 뭘 해야할지 너무 방대해 보이는 관광지였습니다.
신주쿠역과 연결된 루미네 빌딩 몇개와 미로도(Mylord) 등 거대한 백화점을 헤맸습니다.
고급스러운 디스플레이도 많고, 재밌는 것도 많지만
이렇다할 일본만의 뭔가를 느끼기엔 부족했죠.
우선, 역에서 한 십분 거리에 있는 츠케멘 가게로 향했습니다.
멘야무사시를 찾아갔습니다.
식사 시간이 아니라 줄이 길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20분 정도 기다려서,
자판기에서 미리 주문을 했습니다.
그냥 츠케멘을 선택.
일반 라멘보다 훨씬 짠 국물 한그릇과 면을 따로 줍니다.
차슈는 입에서 그냥 녹고,
면은 국물과 따로 줬으니 얼마나 쫄깃하겠습니까.
이 사진을 보니 뱃속에서 바로 반응하네요.
멘야무사시 츠케멘 너어무 맛있습니다.
조금 짠편이지만 국물을 조절해서 찍어 먹을 수 있으니까 맛있고 또 맛있음...
도쿄에 들르고 싶은 이유는 츠키지 시장이었는데
이제 멘야무사시 츠케멘이 추가되었습니다.
한국에서 서점과 함께 레코드 가게가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mp3 를 구매하거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CD를 구입하는 것이 당연해진 요새 세상에서 점포 유지비가 들어가는
레코드 가게가 남아있기는 힘들테니까요.
하지만, 일본에서는 타워레코드 덕분에 아직 레코드 가게를 흔히 볼수 있습니다.
도쿄의 주요 번화가에서는 어디든 쉽게 타워 레코드 건물을 찾을 수 있는데요, 당연히 신주쿠에도 있습니다.
"너의 이름은"이라는 애니메이션이 정말 대 히트작이긴 한가봅니다.
도쿄의 곳곳에서 매장의 입구에는 "너의 이름은" 관련 상품 홍보를 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타워레코드 입구에도 너의 이름은 OST를 전시한 곳이 가장 먼저 보입니다.
남편은 총각 시절에 시내에 나가면 레코드 가게에서 음악을 이것저것 들어보면서 시간을 보내는 취미가 있었다고 하더군요.
타워레코드에서 헤드폰 쓰고서 오랜만에 그때의 기분을 느껴보는 모양입니다.
미스치루 (Mr. Children)의 새로운 싱글 앨범이 놔왔다고 유심히 들어보는중.
매장 한 쪽에 K-Pop 코너 발견!
꽤 커다란 서가 두개를 가득 채우는 규모의 K-pop 코너가 있어서 놀랬습니다.
신주쿠에 가야할 이유는 바로 이 골목입니다.
"오모이데요코초" 라는 이름의 뒷골목인데, 번화한 신주쿠 한복판에 있는 어두컴컴한 골목입니다. 선술집이 빽빽히 늘어선 골목은 두 사람이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고 짧은 길입니다. 퇴근하는 노동자들이 잠깐 쉬면서 술한잔하고 가는 골목, 서울의 낙원상가 옆의 순대국밥 골목과 비슷한 분위기입니다.
이 골목의 영어 이름은 황당하게도 Piss Alley, 일본어 별명이 "소변골목"이라고 하네요. 과거에 (주로 범죄자들이) 술을 마시던 가게들이 늘어선 거리였는데, 술을 마시고 그냥 골목에 소변을 보는 사람들이 많아서 이런 별명이 붙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관광지가 된거 같지만, 그래도 여전히 한잔하고 가려는 직장인들이 더 많이 보였습니다.
한 곳에 앉아서 요기라도 해볼까 했는데 인당 자릿세(3천엔)를 받는다고 하고, 술집 분위기가 아이에게 그닥 맞지 않는 것 같아서 그냥 걸어만 보았습니다. 식당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관광객이 아니라 현지인들로 보였습니다. 날이 되게 더운데, 음식은 그닥 깨끗해보이지 않기도 했고요. 요리하는 사람이 막 담배 피면서 하고 그러는 터프한 곳입니다.
사진으로 봐서 알겠지만, 이 골목의 진짜 모습을 보려면 꼭 저녁 무렵에 들러야 할 듯 합니다. 시간상 신주쿠역 근처에서 놀다가 도쿄도청에 올라갔다가 다시 신주쿠역으로 와서 이 골목을 구경했습니다. 신주쿠에 가면 꼭 이 골목을 걸어봐야 진짜를 본 겁니다. 위치는 BIC CAMERA 맞은편 유니클로 바로 옆에 있습니다.
신주쿠 역에서 Bake Cheese Tart 에서 에그 타르트를 몇 개 사고,
자쿠자쿠(Zakuzaku) 커스타드 크로아상을 샀습니다.
호텔로 들고가서 디저트로 먹었는데, 겉은 바삭하고 속에는 커스터드 크림이 들어서 부드럽습니다. 딱히 어떤 빵과 비슷하다, 이렇게 비교할 만한 게 없을 정도로 독특하고 정말 맛있었습니다. 하루 지나면 바삭함이 사라져서 눅눅해지므로 당일에 다 먹어야 됩니다.
신주쿠에서 한참을 걸어서 도쿄도청 무료 전망대로 향했습니다.
도착해서 보니 신주쿠역에서 도쿄도청 지하로 연결되는
도초마에 역(Tochomae Station)까지 지하철이 있더라구요.
덥고 지친 아이와 제가 걷느라 얼마나 힘들었던지(샌프란시스코, 한국에 이어 한달 간 빡센 여행의 마지막 일정...)
여기 지하철역을 본 순간의 허무함이 잊혀지지 않네요.
도쿄 도청 건물 지하에 가면 사람들이 줄 서서 엘레베이터를 타려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간단히 가방 검사를 하고 올라가서 보고 내려오면 되더라구요. 저희는 한 30분 정도 기다려서 올라갔습니다.
전망대에 올라가보니 이걸 무료로 개방하는 게 신기하더라구요. 물론 가장 좋은 위치는 식당 이용을 해야 볼 수 있지만 보통 전망대처럼 되어 있었고 기념품점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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